깊어가는 겨울 밤 /조용순
낭송 박종미
창 틈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결이 시력을 흔들어
동공에 희미한 불이 켜지니
수면 속으로 눕고 싶은 심신을 일으켜
뿌연 그림자가 밀치고 들어온다
사무친 분산의 길섶으로 들어서는
하루가 끝나는 계단에 불면이 주저 앉아
회한의 밤이 길게 흐느적대더니
깊디 깊은 어둠에 웅크린 슬픔 하나가
가슴으로 스며들어 목 울대를 난타하며
울컥 넘어오는 순간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불어오고
한 생이 고달파서 펑펑 울음 쏟던 그를
따뜻하게 품어주지 못한 자학이
깊어가는 겨울 밤 속으로 몰아쳐
온몸이 얼어붙을 것 같이 추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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