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낭메고 산행추억

영남 알프스 주변 풍경-호박소 가을풍경

수성하와이. 2013. 11. 10. 20:06

 

천황산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여

호박소로 향했습니다

떠나는 가을이 아쉬운듯

하늘도 훌쩍훌쩍

우는가

간간이 빗방울이 오락가락 합니다

늦 가을과 겨울 사이

바람 불 때마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들

게곡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날에는

시원하게 느껴졌을 하얀폭포

오늘은 왠지 차갑게만 느껴집니다

하늘문이 처음 열리던

그날부터

하루도 걸으지 않고 계곡물은 흘렀으리라

부드러운 물 이지만

쉬지않고 떨어져 내린물은

바위를 깍아내었고

바위 한 가운데

이렇게 움푹

그들의 영역을 만들었습니다

검게 보이는 곳의 수심은

명주실 한 타레를 다 풀어도

끝이 닿지 않았다 라는 전설이 있지만

그것은 뻥이 좀 심한듯

하지만  물 바닦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엄청 깊은듯 했어요

어쩜 이 깊은 물속에

이무기가

용이 되기만을 기다리며

어느 순간에 

여의주를 물고 훨훨 승천 하지 않을까?

지금

유심히 관찰중입니다

한 여름이라면

물속에 풍덩 빠져도 보고 싶은데

ㅎㅎㅎㅎ

드넖은 암반을 타고 내리는

맑은 계곡물은

높은곳 낙엽들을

가득 싣고서

늦가을

머나먼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바위위로 흐르는 물소리가

떠나기 싫은 가을을

데리고 가는 소리라는 걸....

물에 푹 젖은 낙엽들을 보니 느껴 지는듯 합니다

자꾸 멀어져 가는 가을이 아쉬워라

사람들은

가을 흔적을 좀더 잡고 있으려고

부지런히 추억을 담고 있습니다

산 정상은

이미

초겨울

이제 가을은 산중턱 아래로 내려와

마지막 열정을 불태웁니다

흘러가는 강 물결을

바라봅니다

나뭇잎 하나 살며시 띄워 봅니다...

바위에 걸터 앉은 낙엽

물위에 둥둥 떠 있는 낙엽

가느다란 바람에도

사르르륵....

소리내며 어깨를 들먹입니다

봄 바람엔

꽃잎이 우루루 떨어 지더니

가을 바람에

낙엽들

속절 없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호박소 휴양림 가는길목

저 소나무는

신기하게도

단단한 바위속에 뿌리를 내리고

고고하게 푸르름을 자랑합니다

발길 닿는 곳마다

마지막 가을 추억을 만들려는 사람들

숲과 어우러져 하나가 됩니다

잔잔히 흐르는 계곡물속엔

하늘도 내려 앉았고

낙엽도 지친 몸 내려 놓고

둥둥둥

뱃노래를 부릅니다

빼곡히 푸르던 숲은

어느새

훤히 들여다 보이고

허전한 모습으로

겨울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호박소 가을 풍경을 즐기고

되돌아 오는길....

곶게 자란 울창한 숲 사이로

은행잎 맴돌다 떨어지면

작별 인사를 합니다

내년 가을에 또 다시 만나자구여..

가을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