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음

[스크랩] ♣2932번째 아침편지(추위가 풍년입니다 - 풀빛내음 박석순님)

수성하와이. 2012. 1. 11. 22:18

    추위가 풍년입니다 풀빛내음 박석순 추위의 잔털이 쭈뻣쭈뻣 서는 날 처마 끝 고드름 꺾어 추위의 장작을 지피는 바람의 불꽃이 셉니다 시린 연기가 온몸에서 피어오르고 추위에 태워진 볼이 빨갛습니다 겨울 아랫목에 데워지는 시린 내 기침을 껴안고 감기를 베고 누웠습니다 창밖 머리맡 보이는 들판 하얀 눈발이 다녀가고 눈발 발자국 뿌리에 시리어진 것들이 잘 자라 이 겨울 다 심고도 남을 만큼 추위가 풍년입니다 시린 내 나는 자루에 차곡차곡 담아 이 겨우내 먹어야겠지요


 

출처 : 하얀미소가 머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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