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

문경 대승사, 윤필암, 묘적암, 김룡사

수성하와이. 2011. 10. 24. 22:28

 

               
    단풍으로 물든 호젓한 가을산사와 암자로 가는 길
    산이 타오르듯 단풍잎이 타오르더니 산이 무너지듯 단풍잎이 떨어지고 있다. 갈 곳 없는 어린 양처럼 가을숲을 두리번 거리다 어느새 해질머리 찬바람 속에 서성이고 있나니 구름언덕의 바람꽃처럼 7산8해를 떠돌다가 천석고황이 깊어 어느 산사의 객승처럼 덧없다. 세월을 흐르는 구름이라 할 것인가 흔적없는 바람이라 할 것인가 붉게 물든 나뭇잎 몇개 가지 끝에 남아서 창백한 가을 햇빛아래 여린 숨을 쉬나니 몇날은 웃음이었고 몇날은 서러움이었고 사는 일이 그렇게 툇마루에 뒹구는 모과처럼 슬퍼졌을 때 나는 또 한 사람의 순례자가 되어서 어느 산사의 오솔길을 따라서 낙엽지는 가을 숲으로 걸어가나니 돌아보지 마라 세월이여 마지막 인사마저 눈물이구나
    여행지: 문경 대승사, 윤필암, 묘적암, 김룡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