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
장마비 내린 후 이끼계곡
수성하와이.
2010. 6. 28. 23:23
번개 - 장마비 내린 후의 이끼계곡을 찾아갑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장전리 이끼계곡 이끼는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심신유처의 산속에서 피어난다, 맑은 물과 서늘한 그늘 속에서 자라는 작고 부드러운 생명체들 그들은 꽃이나 씨앗을 맺어 번식하지 않고 홀씨주머니를 통해 생명을 키운다.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사랑의 기술 따위는 모르는 채 지상의 가장 낮고 음습한 곳을 지킨다. 대지와 나무와 바위를 적셔주는 작은 빗방울에도 그들의 꿈은 온 산과 골짜기를 적시고 깊고 깊은 마음을 담아서 푸른 숲을 만들어낸다. 그들에게 수백 년 전에 바다를 떠돌았던 강물이 있고 높은 하늘의 지배자였던 구름이 있고 왕관처럼 빛나게 쏟아졌던 빗줄기의 꿈이 있다. 그들의 육체가 메말라 가던 날은 인간의 삶도 메마른 골짜기였고 절망의 세기였다. 바라보라, 안개비가 산허리를 스치는 날 푸른 이끼가 피어나는 골짜기를.....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소녀의 몸처럼 신비롭다. 차마 부끄러워 드러내지 못하는 벌거벗은 몸처럼 은밀한 유혹을 펼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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