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풍경

[스크랩] 산책길 천둥오리...

수성하와이. 2010. 3. 5. 20:21
해질녘...
집사람과 나란히 거니는 수성못 산책길...
그곳에 꼭 가야하는 이유가 있으니 그것은 천둥오리와의
무언의 대화가 즐거운 때문이리라..

경계심이 강한 천둥오리.
무리 중엔 대장도 있고
누가 접근하면 조용히 무리를 떠나
사주 경계가 용이한 곳으로 재빠르게 이동하는
무리중 한, 두 놈은 젊은 경계병...

저녁 식사후
아내와 함께 늘 걷는 이길 수성못 산책로
겨울바람 차가운 이겨울도
가벼운 마음으로
아내와 산책에 나섰다..

나는 대장 아내는 경계병
우리도 앞뒤로 대형을 짜
좌우를 살피며 가슴을 내밀고 걷는다. 오리처럼...
새소리를 들으며..못 안을 살펴본다.

이 겨울에
우리에겐 즐거운 버릇이 생겻는데
천둥오리 숫자 맞추기..
.
가끔은 왜가리도 참새도
수성못 한가운데 섬처럼 생긴 숲에
왜 잘 모이는지도 알아.
늘 즐거운 새소리 들으며
한가로이 떠다니는 천둥오리 무리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선 그들이 불편해 할 까봐
배려 차원에서
곁눈질로 대충 세면서 앞만보고 힘차게 걸어
그냥 막 지나치려는 찰라.
우리 뒤통수에 대고 꽥 꽥 꽥 꽥...
(아니 오늘은 바라보지도 않고 그냥지나 가시나?
서운 하게시리)

순간 뒤따라오던 아내가 획 돌아서며
더높은 톤으로 꽥 꽥 꽥 꽥....
(조용히 해 남의 속도 모르고....)

한 무리 천둥오리 떼가 우릴 보고 있다.
긴 목을 빼들고 쏘아보던
대장이 속삭였다.
저분들이 우리말을 알아들으시나 보네
근데 왠 사투리? 꽥/꽥/꽥..
한동안을 꽥꽥이 어로 뭐라 계속 꾸짖던 아내를
우리 측 대장인 내가 등 떠밀어 간신히 말려 돌아왔다.

다음날....
같은 시간에 같은 복장으로 그곳에가
아내는 군대 처럼 점호를 취했으나
그들은 그들 대장의 호의적? 지시로 날아가지 않았다.

이젠 우리 두 사람
천둥오리도 친구 쯤으로 알아 보나 보다..

고얀놈 같으니라구...

** 호의적 지시=(언어소통 가능한 외게인이려니 했거나
꽥꽥이 동호인쯤으로 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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