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

영산홍 피는 남도기행, 옛집의 뜨락과 산사의 후원

수성하와이. 2011. 5. 8. 21:12

      

    영산홍 피는 남도기행, 옛집의 뜨락과 산사의 후원 봄날 선암사에 가면 無憂殿 툇마루에 앉아 그대에게 들려 줄 이야기가 있어요. 곡차 한 잔 마시고 글씨 한 폭 쓰고 곡차 한 잔 마시고 육두문자 내지르고 영산홍 꽃빛에 첫사랑이 그리워 울었다는 어느 老長의 순정 사하촌의 주점에 걸린 글씨 한 폭 마구 휘갈겨 쓴 유서처럼 서글퍼지는 이야기지요 그 老長 젊은 날에 사랑을 잃고 떠돌이 스님이 되어 영산홍 피는 봄밤이 좋아 선암사에 들었다고 합니다 대웅전 후원에서 원통전 달마전 무우전을 돌아 아홉 그루의 영산홍이 황홀하게 피어오르는 선암사의 봄날, 그 老長 옛 사랑이 그리워서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는데 어느 해, 자취가 사라진 후 야삼경 축시가 되면 장군봉 배바위에 꺼이꺼이 울음소리 들려온다는 이야기... 봄날 선암사에 가면 無憂殿 툇마루에 앉아 그대에게 들려 줄 이야기가 있어요. 연두빛으로 일어서는 조계의 산빛처럼 눈부신 속삭임으로 들려줄 그런 사랑 이야기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