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
바람의 고향, 우음도 牛音島
수성하와이.
2010. 12. 21. 00:42
바람의 고향, 우음도 牛音島
기억들만 남아 있는 섬이 있다.
바다는 사라지고
갈 곳없는 존재들이 날아와서
둥지를 틀었다.
버려진 세월이었다.
시화호가 만들어지기 전
서해의 작은 섬이었던 곳
갯벌이 육지로 변하면서
티풀들이 자라고
드문드문 버드나무가 선
초원이 자리 잡았다.
잊혀진 바다는
쓸쓸한 폐허에 불과했다.
온기 없는 소파처럼
내동댕이처진 티비처럼
도시의 하치장과 같았다.
그곳에 어느 날
정처 없는 바람이 찾아왔다.
이슬 맺힌 해당화가 찾아오고
흰 구름처럼 삐비꽃이 찾아오고
그리움이 가득한 나그네가 찾아왔다.
소를 닮아서
소울음소리가 들린다던 섬 牛音島
한때는 불모의 땅이었으나
다시 늙은 소같이 섬이 운다.
저물녘이면 도장밥처럼 붉은 노을 아래
흐느끼며 바람이 운다.